0. 뜨거운 여름의 열기는 싸늘하게 식어 온데간데없고, 이젠 쌀쌀한 바람만이 거리에 남아있었다. 요새는 가을도 참 빠르게 사라져. 남자는 아쉬운 듯 중얼거리며 한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섰다. 익숙하게 층을 누르고, 그의 손에 있는 꽃다발을 조금 부스럭거린다. 그녀의 반응이 궁금했다. 너는 이 꽃다발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많이 놀랄까? 당황할까? 어떤 얼...
* 8챕터 스포일러가 약간 있습니다. [기락 씨. 어디예요? 스튜디오 벌써 정리 중인 거 같은데.] 기락에게 메시지를 보낸 유연이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고 다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마 방금까지 기락의 화보 촬영이 진행 중이었을 스튜디오는 벌써 정리 분위기였다. 내심 그의 촬영 현장을 보고 싶었던 마음에 유연의 표정 위로 아쉬움이 스쳤다. 유연이 기락의 촬...
어제까지만 해도 무더위에서 겨우 해방되어 선선하고 좋은 날씨가 며칠간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부터 구름이 잔뜩 꼈고, 결국 일기예보에서 오후부터 내린다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학과회의를 마친 허묵은 자신의 연구실로 돌아왔다. 잠시 환기를 시킬 요량으로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었다. 녹색이 우거진 캠퍼스가 빗물에 젖어가고 있었다. 연구실 한 켠에 ...
허묵은 가만히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껏 계절이 바뀌는 것을 수도 없이 봐왔다. 가을의 풍경을 찬미하는 온갖 미사여구는 그에게 그저 지루한 문장들에 지나지 않았다. 높고 푸른 하늘이며 붉게 물드는 단풍, 노랗게 물결치는 은행나무나 금빛으로 익어가는 가을밭 따위는 글자로, 언어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적어도 유연을 만나기 전까지는. 상투적으로 쓰이...
어제 저녁에 잠시 비가 왔던가. 부드러운 금빛의 햇살이 금융가를 비추고 있었다. 나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회색의 금융가를 걸었다. 긴 긴 회색 건물들의 거리는 창문에 아직 남은 물기가 햇빛으로 가끔 반짝였다. 나의 발 밑도 군데군데 젖은 보도블럭이 아직 채 마르지 않아 부드럽게 반짝거리고 있었다. 회색의 거리는 높은 빌딩들 사이로 들어오는 한 줌의 햇빛으로...
染 : 붉고 누르게, 그리고 푸르게, 마침내 너에게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닷새 전만 해도 얄팍한 옷차림을 고수하던 수강생들의 소매가 서서히 길어지고 어깨 위로는 하나둘 겉옷이 걸쳐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푸근한 니트 차림도 여럿이다. 해가 져 더욱 쌀쌀해지면 동료 교수들은 랩 가운을 힘껏 여몄다. 바람이 슬슬 매서워지는걸. 우리 젊은 허교수는 이 정도 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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