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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앤프로듀서 공모전] 가을의 편린(片鱗)

이볼즈 4명과 함께 할로윈 파티를 준비하는 유연의 이야기.










1장 < 입추(入秋) >

- 주기락과의 재회








9월에서, 10월, 그리고 나뭇잎의 색이 점점 따뜻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공기는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차가워지고 있었다. 마치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매서웠던 무더위가 같은 시간선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초가을의 날씨는 상쾌하고 시원했다. 드디어 매일 들고 다니던 휴대용 선풍기를 서랍장에 집어넣은 날, 유연은 오랜만의 기락의 촬영장에 동행하게 되었다. 스튜디오는 늘 그랬던 것처럼 부산스럽고 시끄러웠지만, 기락이 있는 주변만큼은 마치 커다란 태양이 뜬 것마냥 활기가 돌고 있었다.


허니칩 씨! 이거 봤어요? 하면서 기락은 유연에게 펼쳐진 잡지의 페이지를 보여주었다. 그의 손 끝을 따라 움직인 시선은 할로윈 컨셉에 맞게 귀여운 호박 유령 분장을 한 기락의 모습이 있었다. 한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의 홍보 모델의 된 기락의 할로윈 시즌 광고였다. 와! 정말 잘 어울리네요. 귀여운 기락 유령~ 하는 유연의 반응에 기락은 고개를 저으며 손가락을 조금 더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아니, 그거 말고요. 이거, 할로윈 시즌 특별 푸드!"

"아?"

"이거 호박 모양으로 된 게 케이크래요. 정말 굉장하죠?"


정말? 그저 소품용 잭오랜턴인 줄 알았던 호박이 케이크라는 사실을 안 유연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안에서 불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하는 그 질문에는 기락이 명쾌한 해답을 바로 내놓았다.


"이 안에 넣을 초는 따로 챙겨주는 모양이예요."

"정말요? 너무 귀엽다. 파티에 가져가면 정말 반응이 좋을 것 같아요."

"아, 허니칩씨네 회사도 할로윈 파티같은 거 해요?"


자신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한 기락과는 달리 유연의 대답은 바로 나오지 않았다. 파티...? 그러고보니 연말 송년회 말고는 딱히 파티라고 부를 만한 이벤트를 챙겼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할로윈은 유연에게는 그저 하나의 방송 소재일 뿐이었고, 그것에 대한 기획을 한 적은 많았지만 한 번도 자신이 할로윈을 즐겨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할로윈을 마지막으로 즐겼던 때라면 아마도..., 고등학생 때였나?


"아뇨. 할로윈에는 늘 일하기 바빠서..."

"정말요? 허니칩 씨 유령 코스튬 보고 싶은데!"

"음... 어울리는 게 있을까요?"

"많을 것 같은데. 호박 요정도 있고 마녀도 있고..."


꽤 진지하게 유연의 코스튬을 고민해주는 기락의 모습에 유연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고보니 요 며칠 할로윈 특집 방송과 취재로 눈 코 뜰새 없이 바빴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내일이면 전부 마감이었고, 정작 할로윈 당일에는 일이 없어서 다음 특집 방송을 기획하려던 차였다. 하지만 역시 그것은 너무 블랙 기업이려나. 가끔은 숨 돌릴 시간도 필요하겠지. 따위의 생각들로 유연의 시선이 허공으로 흩어지자 그것을 눈치 챈 기락이 그녀의 코 앞에서 박수를 짝, 소리가 나게 쳤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나를 앞에 두고."

"아, 할로윈에 직원들이랑 파티를 할까, 해서요."

"와, 정말요? 그럼 나도 갈래요. 아, 그리고 이 케이크도 사갈게요."

"기락 씨, 이 때 바쁘지 않아요?"

"할로윈 특집 촬영은 이제 거의 다 끝났고. 정작 당일은 휴가니까 괜찮아요."

"좋아요. 그럼 나중에 장소 결정되면 메세지 보낼게요."


와, 하는 소리를 낸 기락은 정말로 기대되는 듯 순식간에 표정이 밝아지며 반짝거리는 듯한 환상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허니칩 씨, 나랑 코스튬 맞출래요? 하는 질문과 함께 잡지의 할로윈 코스튬에 대한 기사를 보여주는 기락의 모습에 유연이 고요하게 웃으며, 그의 옆에 기대어 앉아 코스튬을 고르기 시작했다.









2장 < 한로(寒露) >

- 허묵과의 재회








여름의 열기는 뜨거웠던 것만큼 식어버리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거 참, 이럴 거면 그렇게까지 뜨거울 필요는 없었는데. 하는 유연의 불평에 허묵은 바람 빠지듯 웃는 소리를 내었다. 그의 시선은 유연에게 고정한 채로 손으로는 여러 권의 요리책들을 넘겨보고 있었다. 중식부터, 양식, 그리고 제과에 걸친 꽤 여러 분야의 요리책은 허묵 뿐만 아니라 유연의 주변에도 이리저리 널려 있었다. 유연이 한 페이지를 넘겨, 그 다음 페이지를 보는 사이 허묵은 꽤 빠른 속도로 몇몇 페이지 사이로 책갈피를 끼워 그녀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강렬하게 인상을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죠. 덕분에 잊지 못할 여름의 순간이 있지 않나요?"

"그건 그렇지만..., 이번 여름은 너무했어요."

"난 제법 즐거운 순간이 많았는데, 대부분이 당신과 함께한 순간이었지만요."

"...윽,"

"그러고보면, 당신과 함께 한 순간마다, 날씨가 참 더웠죠."



교수님도 참. 유연은 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는 것을 포기하고 손에 들고 있던 요리책을 읽는 척 얼굴 앞에까지 들이 밀었다. 이런 말을 할 땐, 예고라도 좀 해주세요. 하는 유연의 볼멘소리에 허묵이 호탕한 웃음소리가 따라왔다. 유연이 억지로 책의 글자들을 머릿 속으로 집어넣으며 열이 오른 얼굴을 식히는 사이 몇 배나 빠른 속도로 여러 권의 요리책을 독파한 허묵이 그녀의 앞으로 여러 개의 책갈피를 끼워둔 책들을 밀어주었다.



"준비하고 있는 파티가 언제라고 했죠?"

"음..., 할로윈에 맞추려고요. 그 때쯤이면 지금 제작 중인 프로그램도 끝날 것 같아서."

"할로윈이라... 나쁘지 않네요."

"교수님도 할로윈을 챙기세요?"



왜요, 나같은 과학자는 그런 것도 안 챙기고 연구만 할 것 같나요? 짓궂은 허묵의 대꾸에 유연은 머쓱한 듯이 웃으며 볼을 긁적였다. 그리고 허묵이 건네준 책을 펼쳐보자, 딱 적절한 레시피마다 책갈피가 끼워져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감탄하는 소리를 내버리자, 허묵은 다시금 고요하게 웃었다.



"벌써 이만큼을 다 읽으신 거예요?"

"조리 과정을 보고 당신 실력과 파티의 분위기에 적절할 만한 것들로만 대충 추려본 거예요."

"그래도..., 교수님은 읽는 속도도 빠르신데 그런 것도 파악하고. 정말 못하는 게 없으시네요."

"...할 수 있는 것에는 최선을 다하는 편이죠. 그리고, 당신에 관련된 일인데 이 정도는 당연하죠."



...정말, 교수님은 저 놀리는 게 재미있으시죠? 

다시금 유연의 볼멘소리에 허묵은 고요하게 웃고 있었다. 


할로윈 파티를 제안했을 때, 직원들은 의외로 환호하며 기뻐했고 그 파티에 주기락이 참여한다는 사실을 말했을 때에는 더욱 더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늘 송년회를 하던 바를 대관하기로 하고, 파티 음식은 개인적으로 파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오는 것으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그리고 각자 어떤 음식을 준비할 지 결정하는 제비뽑기에서 유연은 디저트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디저트는 푸딩 뿐이었고, 유연의 푸딩은 할로윈과는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자가 진단 하에 다른 음식의 레시피를 찾기 위해 도서관을 찾았고, 도서관에서 만난 허묵과 얼떨결에 파티에 어울리는 음식의 레시피를 찾게 되버린 것이었다.


"이것도 나쁘지 않네요. 머핀 몽블랑."

"아, 귀여워요."

"가을하면 역시 밤이 제철이니 맛도 좋을 것 같은데요."


여러 개의 책을 늘어놓고 고민하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명쾌한 혜안을 내놓은 허묵 탓에 유연의 집중력은 허묵이 내민 요리책으로 집중 되었다. 밤 페이스트가 듬뿍 들어간 크림이 성처럼 쌓아올려지고, 그 위에 노란 밤이 덩그러니 얹어진 머핀은 파티의 분위기에도 어울리고, 또한 예쁘기까지 했다. 정말 파티에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하는 유연의 반응에 허묵은 그렇죠? 하며 듣기 좋은 리액션까지 더해주었다.


"좋아요! 그럼 이걸로 결정할래요."

"기대되네요. 당신이 만드는 몽블랑이라니."

"아, 교수님도 몽블랑을 좋아하세요?"

"당신이 만드는, 쪽이 더 중요하죠."


몽블랑 머핀의 레시피가 있는 책을 제외하고 주변에 이리저리 늘어진 요리책을 순식간에 정리한 허묵이 속삭이듯 하는 말은 정말이지 크림이 가득한 몽블랑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헛기침을 한 유연이 재빠르게 화제를 돌리며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을 진정시켰다.


"교수님도 파티에 오시면 좋을텐데요..."

"음, 나는 연구 일정이 예측이 안되어서요. 괜찮으면 당신이 만든 것만 나에게 조금 남겨줄래요?"

"네! 그럴게요."


도서관에서 목소리가 너무 컸나. 우렁차게 대답한 유연이 흡,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을 막은 채로 주변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히도 주변에는 허묵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없었고, 그것은 마치 시간이 멈춘 것만 같다는 착각을 주었다. 유연에게 필요한 책을 그녀의 손에 쥐어준 허묵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나머지 책들을 옆에 끼운 채로 책장 쪽으로 걸어갔다.


그럼 기대할게요.


가을의 햇살과, 종이 냄새가 나는 듯한 목소리였다.









3장 < 추수 (秋收) >

- 백기와의 재회







몽블랑? 


처음 백기에게 몽블랑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을 때, 백기는 마치 아기가 말을 배우는 것 마냥 계속해서 그 단어를 반복해서 말했다. 그게 뭔데? 하는 질문은 너무나도 그에게 잘 어울려서 유연은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밤으로 만든 크림이 올라간 케이크예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어요?"

"응. 케이크는 별로... 먹을 일이 없어서."


하긴 할로윈이나 파티, 모두 백기와는 거리가 느껴지는 단어들 뿐이었다. 그러고보니 마지막으로 했던 할로윈 축제는 고등학생 때 학교에서 했던 것이었는데 그 때의 백기가 있었는지에 대한 기억도 흐릿했다. 아무튼 케이크에 들어갈 밤을 사러 갔다가, 회사 동료에게서 아는 지인의 사유지인 숲에서 밤을 주워도 좋다는 허락을 받게 되었고 날씨 좋은 가을의 어느 주말에 백기의 도움을 받아 숲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나저나, 블랙이로 가도 되는데."

"안돼요! 그러면 나중에 밤을 가지고 돌아올 때 불편하니까."

"그러면... 날아가는 건?"

"그것도 좀, 나중에 선배가 밤을 들고 돌아가려면 무겁잖아요?"


버스 창문에 비친 풍경은 빠른 속도로 뒤로 지나가고 있었고, 백기는 그것이 퍽 낯선 모양인지 시선을 유연에게 고정시킨 상태였다. 백기의 우려와는 달리 숲은 연모시의 외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기 때문에 예상보다 일찍 밤나무 숲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짙은 가을이 묻어나는 숲은 이제 신록의 빛깔은 찾아볼 수 없고 단풍이 이리저리 얼룩진 채로, 시선을 두는 곳마다 밤송이가 떨어져 있었다. 평소처럼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온 유연이 밤송이를 발로 밟은 채 이리저리 비틀어대자 굵은 알밤이 쏘옥 튀어나왔고, 목장갑을 낀 백기가 유연을 뒤따르며 그것을 주워 가방에 넣어주었다.


"선배는 할로윈에 다른 약속 있어요?"

"...글쎄. 평소처럼 일을 하겠지."

"그럼 밤에는요?"

"아무것도 없어."

"그러면 선배도 오실래요? 예준이가 엄청 기뻐할텐데."


유연의 말에 백기는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꼭 갈게. 청량한 가을 바람처럼 상냥한 목소리에 유연은 작게 웃으며 더욱 더 속도를 내어 알밤을 줍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고등학생 때도 할로윈 파티를 했었는데. 선배도 기억나요?"

"뭐..., 대충."

"그때 저도 유령 분장을 했었는데. 선배는 어떤 분장을 했어요?"

"...안했어. 그런 거에는 자신이 없어서."

"아, 그럼 이번에는 제가 도와줄게요."



선배에게는 뭐가 잘 어울릴까요? 늑대인간? 아니면 프랑켄슈타인? 바람을 다루는 귀신이라던가. 선배는 이볼로 특수효과 같은 것도 만들어 낼 수 있겠네요! 왜인지 백기보다 더욱 더 신이난 유연이 밤송이를 따라 앞서 걸어가며 조잘조잘 말을 이어나갔다. 고요한 숲에서 유연의 목소리를 가만히 들으며 그녀의 뒤를 따라 걷는 백기가 점점 묵직해지는 가방을 고쳐 매며 다시금 고요하게 웃었다.




"네가 좋은 거면 나는 다 괜찮아."


유달리도 다른 알밤들과는 달리 작은 알밤을 쥐고 그것을 빤히 바라보던 백기가 작게 웃으며 그것을 가방이 아닌 자신의 자켓 주머니에 넣은 채 천천히 유연을 따라 걸었다.








4장 < 전야 (煎夜) >

- 이택언과의 재회








대표님, 도와주세요!



때는 밤 11시, 화예의 대표 이택언에게는 취침시간인 이 시간에 귓가를 찌르는 통화를 받고 택언은 부스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뭡니까, 이 시간에. 하는 목소리는 반 쯤 잠겨 있었지만, 신경질적이지는 않았다. 혹여나 무슨 사고라도 친건..., 하는 택언의 목소리에 돌아온 유연의 대답은 꽤나 황당한 것이었다.




밤그늘이 짙게 떨어졌고, 가을의 밤공기는 제법 쌀쌀해졌다. 시간이 꽤 늦었음에도 길거리는 불빛으로 불야성을 이뤘고, 어째서인지 길거리를 걷는 행인들의 움직임은 전부 멈춰있었다. 말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린 찰나의 순간 안에서, 유연의 집 안은 분주하기 짝이 없었다.


백기와 함께 몽블랑에 쓰일 밤을 주워온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많은 밤을 혼자서 손질한다는 것은 꽤나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깐 밤을 사서 할 걸, 하는 후회가 몇 번이고 반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산처럼 쌓여있는 밤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당장 내일이 할로윈 파티인데 이러다가는 몽블랑 머핀이 아닌 생 밤을 파티에 대접하게 될 판이었다.



"...그래서 날 부른 겁니까."



퉁명스러운 대답과는 달리 이 시간에 'Souvenir'에 들려서 몇몇 조리도구까지 챙겨온 택언은 곧바로 유연의 옆에 서서 빠른 속도로 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기초가 된 머핀은 다 구워진 상태였고 이제 남은 것은 이 밤을 이용해 페이스트를 만들어 머핀에 올리는 과정 뿐이었다. 확실히 손 끝이 야무진 택언은 유연이 밤 한 개를 다듬을 동안 세 개를 다듬었고, 시계 바늘이 멈춰있었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압박도 덜해진 상태였다.



"감사해요. 이런 일까지 도와주실지는 몰랐는데."

"어제의 업무 보고 내용이 훌륭했습니다. 이건 그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치죠."



그나저나 특수한 유전자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고작 파티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사용해도 되는 건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찰나에 택언은 이미 삶아진 밤을 믹서에 갈아 페이스트를 만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유연은 자신이 참고하고 있던 레시피가 택언의 손에 들린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그의 곁으로 다가가 그가 필요한 것을 건네주기 시작했다.



"이런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할 때는 미리미리 해두세요. 아니면 준비된 재료를 사용하던가."

"...죄송합니다."

"그래도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네요. 여러모로."

"다 완성되면 대표님도 드릴게요."

"...이건 그냥 내가 만든 음식이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습니까."



...하긴. 더 이상 대꾸할 말이 없었지만 툴툴거리는 말과는 달리 택언은 유연이 쉽게 다음 작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었다. 밤 페이스트를 만드는 동안 유연은 생크림을 만들었고, 곧 바로 둘을 섞어 휘핑을 치는 동안 택언은 짤주머니를 준비하고 크림 위로 올릴 밤조림을 만들었다. 그렇게 시계가 멈추어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정확히는 시간이 가진 않았지만- 택언의 가르침을 받으며 마롱 크림을 모든 머핀에 올리고 나자 그제서야 멈추었던 시계 바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후..., 살았다. 대표님 아니었으면 정말 직원들에게 생밤만 대접할 뻔했어요."

"파티는 언제입니까?"

"내일 9시예요. 대표님도 오실래요?"

"...밤 조림은 이대로 조금만 더 식히고 내일 7시 쯤에 크림 위로 올려서 파티장으로 가져가세요. 모양이 흐트러지는게 싫으면 그대로 파티장에 가져가서 올려도 되고요."

"...아, 감사합니다."



파티장에는 잠시 들리도록 하죠. 당신이 제대로 이걸 완성했을지 궁금하니까요. 낮은 목소리가 짧게 웃는 얼굴과 함께 스치듯 지나갔다. 시간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가 웃는 얼굴은 유달리도 느린 화면으로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그러고 나면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유연도 그를 향해 웃었다. 내일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걸요! 하는 말에 택언은 앞치마를 벗으며 중얼거렸다. ...바보.












프로듀스 10-31 <유연 제작사 할로윈 파티>



획득 아이템

- 주기락의 호박 케이크

- 허묵의 레시피

- 백기의 알밤

- 이택언의 밤 페이스트

- 유연의 몽블랑 머핀



코멘트

- 유영 : 호박요정이 호박 케이크를 가지고 나타났다!

- 고은 : 의사가운보다 흡혈귀 망토가 더 잘어울리는데요.

- 한예준 : 백기 형은 역시 한 마리 외로운 늑대!!

- 안나연 : 이 케이크 정말 자기 혼자 만든 거 맞아?


결과 : 왕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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